보양식이라는 말에는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뜻이 은근히 붙어 있습니다.
삼계탕 한 그릇의 나트륨은 국물을 남기느냐 비우느냐로 갈립니다. 국물까지 다 마시면 하루 권장량의 66%가 한 끼에 들어옵니다. 고기가 아니라 국물이 대부분을 만듭니다.
몸을 챙기려고 먹은 음식이 혈압 쪽에서는 반대로 작동하는 셈입니다. 말복에 이 계산을 한 번 해볼 만합니다.
한 끼로 하루치의 3분의 2를 씁니다
1,000g 1인분 기준. 성인 1일 영양성분 기준치 2,000mg 대비.
여기에 김치와 깍두기를 곁들이고 고기를 소금에 찍어 먹으면 실제 섭취량은 더 올라갑니다. 위 수치는 삼계탕 자체만 계산한 값입니다.
오해를 막기 위해 먼저 말씀드립니다. 삼계탕은 나쁜 음식이 아닙니다. 닭가슴살과 다리살은 질 좋은 단백질원이고, 여름철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과 전해질을 국물로 보충하는 것도 이치에 맞습니다. 문제는 음식이 아니라 먹는 방식입니다.
국물을 다 마시는 습관이 대부분을 만듭니다
삼계탕의 나트륨은 고기가 아니라 국물에 녹아 있습니다. 고기와 밥만 건져 먹고 국물을 절반쯤 남기면 섭취하는 나트륨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국물이 진국인데 남기면 아깝다”는 말이 있지만, 그 진국의 상당 부분이 소금입니다.
특히 고혈압으로 약을 드시는 분, 신장 기능이 떨어진 분, 심부전이 있는 분은 국물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듭니다. 이런 분들에게 나트륨은 단순한 영양 정보가 아니라 관리 항목입니다.
소금에 찍어 먹는 것부터 줄이십시오
식탁에 놓인 작은 소금 접시. 닭다리를 찍어 먹는 그 한 번이 생각보다 큽니다. 이미 간이 되어 있는 국물에서 건진 고기에 소금을 더하는 것은 나트륨을 두 번 넣는 일입니다.
대안이 있습니다. 후추, 겨자, 다진 파로 맛을 잡으면 소금 없이도 밍밍하지 않습니다. 삼계탕에 함께 나오는 인삼과 대추, 마늘 자체가 향이 강해서 소금을 줄여도 맛의 공백이 크지 않습니다.
순서만 바꿔도 부담이 달라집니다
먹는 방식에 따른 차이입니다.
고기와 밥을 남기라는 뜻이 아닙니다. 줄일 것은 국물과 소금이지 단백질이 아닙니다.
이열치열은 근거가 있는 말일까
더운 날 뜨거운 것을 먹어 이겨낸다는 말은 오래됐습니다. 여기에는 그럴듯한 구석이 있습니다.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체온이 올라가고, 몸은 땀을 내서 체온을 떨어뜨립니다. 땀이 증발하면서 열을 가져가므로 결과적으로 시원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이건 땀을 흘릴 수 있고, 흘린 만큼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고령자는 땀 배출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고, 갈증을 느끼는 감각도 무뎌집니다. 이 경우 뜨거운 국물은 시원해지는 대신 체온만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과 삼계탕을 드실 때는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 물을 함께 드시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땀을 흘리고 나면 반드시 수분을 채워야 합니다.
보양식이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양식이라는 단어에는 ‘한 번 잘 먹어서 몸을 채운다’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름에 몸이 축나는 진짜 이유는 한 끼를 잘 못 먹어서가 아닙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계속 빠져나가고, 더위 탓에 식사가 불규칙해진 것이 쌓인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말복에 해야 할 일은 삼계탕 한 그릇보다 이쪽에 가깝습니다.
- 수분 — 갈증을 느끼기 전에 마십니다. 한 번에 많이보다 조금씩 자주가 낫습니다
- 단백질 — 한 끼 몰아서가 아니라 세 끼에 나눠 먹는 편이 흡수에 유리합니다
- 수면 — 여름에 흐트러진 리듬은 저절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기상 시간부터 고정합니다
- 식사 시간 — 더워서 거른 아침이 저녁 과식으로 돌아옵니다
말복이 지나면 절기상으로는 더위가 물러갈 차례입니다. 그렇다고 다음 주부터 갑자기 선선해지지는 않습니다. 8월 하순까지는 늦더위가 이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한 끼로 여름을 마무리하려 하기보다, 남은 2주를 어떻게 보낼지를 정하는 편이 몸에는 더 도움이 됩니다.
한국 식단에서 나트륨은 반찬보다 국물에서 옵니다. 국을 끊는 것보다 국물을 남기는 습관 하나가 수치에 더 크게 반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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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신장질환·심부전·고혈압 등으로 나트륨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분은 주치의와 상의해 본인에게 맞는 기준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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