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갑자기 빠지기 시작했다면 원인은 지금이 아니라 두 달 전에 있습니다.
모발은 자라는 시기와 쉬는 시기를 반복합니다. 몸에 큰 스트레스가 오면 자라던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쉬는 쪽으로 넘어가는데, 실제로 빠지는 건 그로부터 2~4개월 뒤입니다. 여름 끝에 탈모가 몰리는 이유가 이 시차입니다.
그래서 지금 무엇을 바꿔야 하나를 묻기 전에, 두 달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먼저 떠올려 보는 게 맞습니다.
머리카락은 자라는 중이 아니면 쉬는 중입니다
대한피부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의 모발 중 약 90%는 생장기에 있습니다. 이 시기가 약 3년입니다. 나머지 약 10%는 휴지기로, 모발 생산을 쉬는 상태이며 약 3개월간 지속됩니다. 휴지기가 끝난 머리카락은 자연스럽게 빠지고 그 자리에서 새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즉 매일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 자체는 정상입니다. 문제는 휴지기로 넘어가는 모발의 비율이 갑자기 늘어날 때입니다. 이것을 휴지기 탈모증이라고 부릅니다.
10명 중 9명은 자라는 중, 1명은 쉬는 중입니다
건강한 사람의 모발 분포입니다.
쉬는 시기(휴지기) · 약 3개월
휴지기 비율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면 몇 달 뒤에 한꺼번에 빠집니다. 원인이 사라진 뒤에도 빠지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입니다.
시차가 2~4개월입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유발 요인이 생긴 뒤 2~4개월이 지나서부터 탈락이 시작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 8월 말에 머리가 빠진다면 원인은 4월에서 6월 사이에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무렵에 큰 수술을 받았거나, 심한 다이어트를 했거나, 고열을 앓았거나, 출산을 했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면 그것이 지금 나타나는 중입니다.
이 시차를 모르면 엉뚱한 데를 봅니다. 지금 쓰는 샴푸를 의심하고, 이번 여름 자외선을 탓합니다. 실제로 바꿔야 할 것은 두세 달 전에 있었던 그 요인이고, 그건 대개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흔한 원인은 대체로 몸 전체의 문제입니다
학회가 드는 유발 요인은 두피 질환이 아니라 전신 상태입니다.
- 갑상선 질환 — 기능 저하와 항진 모두 해당합니다
- 영양 결핍 — 특히 철분, 아연, 단백질입니다. 여름철 무리한 다이어트가 여기에 걸립니다
- 빈혈
- 수술과 고열 — 몸이 큰 충격을 받은 뒤 흔합니다
- 약물 — 항응고제, ACE 억제제, 항암제 등
- 심리적 스트레스
여성의 경우 출산 후 탈모가 대표적인 휴지기 탈모입니다. 임신 중에는 휴지기로 넘어가야 할 모발이 생장기에 머물러 있다가, 출산 뒤 한꺼번에 휴지기로 들어가면서 몇 달 뒤에 대량으로 빠집니다. 놀라기 쉽지만 대부분 회복됩니다.
달력을 두세 달 되감아 보십시오
유발 요인 발생 시점과 탈락 시점의 시차입니다.
다이어트 · 큰 스트레스
양이 늘었다고 느낌
회복에는 6~12개월이 걸립니다. 원인이 해결되면 모발 밀도는 대체로 돌아옵니다.
하루 몇 개까지가 정상인가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답 자체는 정해져 있습니다. 정상 성인은 하루에 50~100개가 빠집니다. 문제는 이 숫자를 세어본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평소를 모르니 지금이 많은 건지 판단할 기준도 없습니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개수보다 비율을 봅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정상 두피에서 휴지기 모발은 전체의 약 10%입니다. 휴지기 탈모가 시작되면 이 비율이 20%로, 심하면 그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머리카락 열 개 중 두세 개가 동시에 쉬고 있으면, 하루에 빠지는 개수는 산술적으로 몇 배가 됩니다. 그런데도 대머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빠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전체의 일부이고, 남은 모낭은 그대로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김검사 — 50가닥을 잡고 부드럽게 훑습니다
머리를 감지 않은 상태에서, 두피 여러 부위를 나눠 시행합니다.
자료: 대한피부과학회 일반인용 피부질환 정보 「휴지기 탈모」 · 그래픽: 건강 습관 연구소
여름 탓이 아닌 경우를 가려내야 합니다
여기까지 읽고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머리가 빠지는 병은 하나가 아니고, 대응이 정반대인 것들이 섞여 있습니다. 휴지기 탈모는 원인만 없애면 저절로 돌아오지만, 남성형·여성형 탈모는 기다린다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다린 만큼 잃습니다.
가장 실용적인 구분점은 어디서 빠지는가입니다. 휴지기 탈모는 머리 전체에서 고르게 빠집니다. 남성형·여성형 탈모는 자리를 정해놓고 진행합니다. 앞이마 라인이 뒤로 물러나거나, 정수리 가르마가 넓어집니다. 뒷머리는 멀쩡한데 앞과 위만 비면 휴지기 탈모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 가지는 겉보기가 아니라 패턴으로 갈립니다
스스로 확정하기 위한 표가 아니라, 무엇을 물어볼지 정리해 가기 위한 표입니다.
| 휴지기 탈모 | 남성형·여성형 탈모 | 원형 탈모 | |
|---|---|---|---|
| 빠지는 자리 | 머리 전체에서 고르게 | 앞이마 라인, 정수리 | 경계가 뚜렷한 동전 모양 |
| 시작 방식 | 어느 날 갑자기 확 | 몇 년에 걸쳐 서서히 | 며칠 만에 한 군데가 비어 |
| 앞선 사건 | 2~4개월 전 있음 | 특별한 계기 없음 | 없는 경우가 많음 |
| 기다리면 | 대개 돌아옵니다 | 계속 진행합니다 | 경과가 다양합니다 |
자료: 대한피부과학회 일반인용 피부질환 정보 · 그래픽: 건강 습관 연구소
기다려도 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휴지기 탈모의 치료는 원인을 찾아 없애는 것입니다. 바르는 약이나 먹는 약을 먼저 꺼내는 병이 아닙니다. 원인이 다이어트였다면 식사를 회복하는 것이 치료이고, 철결핍성 빈혈이었다면 철분을 채우는 것이 치료입니다. 갑상선 기능 이상이라면 그 병을 조절하는 것이 치료입니다. 어떤 경우든 모발이 다시 채워지는 데는 6개월에서 1년이 걸립니다. 한 달 만에 판단하지 마십시오.
다만 기다리면 안 되는 신호들이 있습니다. 아래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피부과 진료를 받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이 여섯 가지 중 하나라도 있으면 기다리지 마십시오
휴지기 탈모가 아니거나, 휴지기 탈모의 원인이 따로 치료가 필요한 병일 가능성입니다.
자료: 대한피부과학회 일반인용 피부질환 정보를 정리 · 그래픽: 건강 습관 연구소
지금 할 수 있는 일
배수구를 볼 때마다 불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대신 불안을 정보로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2~4개월 전 달력을 펴보십시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지금 상태의 설명입니다. 심한 다이어트, 출산, 고열을 동반한 감염, 수술, 새로 시작한 약, 감당하기 어려웠던 몇 주. 그중 하나가 잡히면 이야기는 훨씬 단순해집니다.
짚어둘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시기에 머리를 덜 감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은 이미 모낭과의 연결이 끊긴 것들입니다. 감지 않으면 빠질 것이 안 빠지는 게 아니라, 며칠 뒤에 한꺼번에 빠집니다. 그동안 두피에는 피지와 각질이 쌓입니다. 여름에는 특히 좋지 않은 조건입니다.
영양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핍이 확인된 영양소를 채우는 것은 치료지만, 결핍이 없는 상태에서 더 넣는 것은 치료가 아닙니다. 특히 아연이나 셀레늄처럼 과잉이 오히려 탈모를 일으키는 성분들이 있습니다. 혈액검사 한 번이 영양제 몇 통보다 빠른 길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여름이 끝날 무렵 갑자기 머리가 많이 빠졌고, 두피는 멀쩡하고, 머리 전체에서 고르게 빠지고, 2~4개월 전에 짚이는 일이 있다면 — 대개 시간이 해결합니다. 그중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시간에 맡기지 마십시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위에 적힌 신호가 있다면 의료기관에서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시차가 있는 증상은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게 만듭니다. 계절성 탈모의 상당수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지만, 회복되지 않는 종류를 가려내는 기준은 따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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